최근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기업의 상명하복식 비효율적 조직문화가 심각하게 문제가 되고 있다는 조사보고를 발표했습니다. 우리의 조직문화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일부 CEO들은 잘 모르는 경우도 있더군요) 조금 새로운 것은 맥킨지의 도움을 받아 글로벌 기업과 비교를 해서 문제점들을 수치화해서 보여 준 것이었습니다. 이 보고서의 발표 내용은 첨부에 있으니 참조하십시요. 일간지에도 소개가 되어 있는 내용이라서 다시 검토하는 일은 생략하지요.
마침 삼성전자도 며칠 전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업무생산성 제고, 자발적 몰입 강화를 핵심으로 한 ‘3대 컬처혁신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권위주의 문화의 타파를 선언하고, 직급 체계도 단순화하고 직무와 역할 중심으로 인사제도를 개편한다고 합니다. 조직문화를 바꾸겠다는 다짐이 몇 번째인지 모르겠는데... 이 번에는 선언으로 끝나지 않고 꼭 성공하기 바랍니다. 삼성이 바뀌면 많은 기업이 따라서 바뀌려고 할테니까요.
(한국일보 사진)
오늘 여기서 생각해 보고 싶은 것은 그러면 어떻게 해야 조직문화를 효과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입니다.
제가 다녔던 듀폰같은 전통적인 미국의 제조기업들도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10년 이상 많은 노력을 했었지요. GE의 Work Out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었고 IBM도 그런 과정을 거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주말 조직문화 문제를 가지고 제가 참여하는 포럼모임에서 논의된 내용을 정리하는 방법으로 제안해 봅니다.
대한상의 보고서에서는 우리 조직문화의 강점도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일단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강점은 살리고 부족한 점은 바꾸는 자세가 필요하지요. 이런 맥락에서 다음과 같은 접근이 필요합니다.
1. 기업의 성격에 따라 자신의 조직문화 방향을 설정해야 합니다. 모든 기업이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이 IT기업의 개방적인 조직문화를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각자 기업에 맞는 조직문화를 설정해야 합니다.
2. 기업의 오너나 CEO가 조직문화 바꾸는 운동을 주도해야 됩니다. 최고경영자가 조직문화의 변화 필요성을 심각하게 느끼고,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직접 변화를 드라이브 해야 임원들이나 팀장들이 움직여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서 주도할 부서를 지정하고 TF팀을 꼭 가동해야 성공확률이 높습니다.
3. 문제가 되는 상명하복식, 비효율적인 조직문화는 우리나라 사회문화에 깊이 뿌리를 갖고 있는 연공서열과 군대식 문화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평적인 문화를 갖추기 위해 직급을 과감히 줄이고 모든 사람들의 호칭을 통일하는 운동이 필요합니다. 가령 CJ나 아모레퍼시픽에서 하는 것처럼 모든 사람들에 대한 호칭을 '님'으로 통일하는 것처럼 직급을 줄이고 호칭을 바꾸면 상하간 권위의식에 따른 거리감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4. 리더십을 바꾸고 새로운 리더십을 배양해야 합니다. 팀장이나 임원들은 새로운 리더십(가령 지시보다는 질문, 경청을 많이 하는 등)을 받아 들일 자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이들이 움직여야 문화가 바뀌기 때문에, 이들이 어느 정도 새로운 조직문화의 방향에 호응을 하는지를 성과 평가에 넣어야 합니다.
5. 의사결정도 일방적으로 해서 지시만 하기 보다는 직원들이 참여해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분위기와 회의방법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회의 퍼실리테이션을 도입하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여기서 전제조건은 진정으로 직원들이 참여해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참여시키는 척만 하고 실제로는 혼자서만 결정하면 역효과를 볼 수도 있어요.
6.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조직문화는 사람들의 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듯이 5년 이상 장기적으로 바꾸어 나간다는 자세로 꾸준히 추진을 하고 주기적으로 진척사항을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조직문화는 1~2년 내에 바뀌는 법이 없습니다.
7. 조직문화를 바꾸는 것은 변화관리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존 코터의 변화관리 단계를 참조해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해야만 성공을 할 수가 있습니다.
대한상의의 보고서에서 제안하는 다음 방식의 변화를 같이 추진하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CEO의 주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팀장과 임원 등 관리자들이 변화에 적극 동참하는 자세를 갖는 것입니다. 기득권층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들의 실질적인 변화가 핵심이지요. 리더들이 직원을 참여시키는 리더십이나 신뢰하는 리더십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래서 일을 혼자서 결정하고 지시만 하는 리더에서, 질문하고 위임하고 코칭하는 방법을 배워서 실제로 적용을 해야 하지요.
또 호칭을 통일하려는 기업들이 서로 다른 호칭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가령 '매니저' 등) 우리 사회에 너무 다양한 호칭이 생기면 혼란이 생길 수가 있으므로 우리가 사회운동을 해서라도 호칭은 하나로 통일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는 '님'으로 통일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 여러분 조직에서 우선적으로 버리거나, 줄여나가야 할 조직의 나쁜 관습들은 무엇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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