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문화 개선 프로젝트_2편]
히어링(Hearing)과 리스닝(Listening)은 어떻게 다를까? 📷
피터 드러커는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상대방이 말하지 않는 것을 듣는 능력이다.’라고 말했다. 바로 적극적 경청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이다. 적극적인 경청이란 말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이해하려고 열심히 듣고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는 경청 태도이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인다는 것 하나로 상호간의 신뢰감이 쌓이게 된다.
CAP경영컨설팅 변화관리 연구소 류한수 소장
뛰어난 경청가가 되기 위해서
몇 년 전 조선닷컴에 재미있는 기사(2008. 1. 9 자)가 실렸다. 과연 '히어링(Hearing)'과 '리스닝(Listening)'은 어떻게 다를까? 프랑스의 의학자 알프레 토마티는 "히어링은 귀에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무심히 흘려보내는 수동적 듣기이고, 리스닝은 의식을 집중해 정보를 모은 뒤 이를 분석해 뇌로 보내는 능동적 듣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 우리가 언급하는 경청(傾聽)은 바로 영어로 리스닝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적극적 경청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일종의 프로세스이다. 탁월한 회의 퍼실리테이터는 모두 적극적인 경청자(Active Listener)이다.
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 퍼실리테이터가 갖추어야 할 최고의 역량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적극적인 경청능력이다. 항상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에 집중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경청능력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소그룹을 살리는 리더, 코치'의 저자인 '조엘 코미스키'에 의하면 성경에는 '경청하다'라는 단어가 352번, '듣다'라는 단어가 379번 등장한다고 한다. 그만큼 경청이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또한, '생각버리기 연습'에서 코이케 류노스케는 '들을 때는 상대방이 말하는 내용뿐 아니라 말하는 속도와 호흡에도 주의를 기울여라. 차분하게 상대를 관찰하면 상대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들린다' 를 '듣다'로 바꾸라고 조언한다.
먼저, 경청을 잘하려면 성실성과 노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더 나아가서 우리는 '주의 깊게 경청'을 해야만 한다. 주의 깊게 경청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말하는 것보다 생각하는 것을 4~5배 더 빨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말하는 사람이 1분에 120단어를 말한다면, 듣는 사람은 1분에 약 500단어를 생각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주의를 기울이려면 억지로라도 각각의 단어에 집중해야 한다,
집중해서 듣는다는 것은 상대방 생각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야 한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상대방이 한 말을 정확하게 반복할 수 있는가? 상대방이 한 말을 단지 요약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정확히 재현할 수 있느냐는 뜻이다. 경청하려면 주의를 집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뛰어난 경청가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경청이 어려운 일이지만 회의 퍼실리테이터에게는 매우 중요하며 꼭 필요한 일이다. 여기에서 회의 퍼실리테이터를 조직의 리더도 바꾸어도 같은 맥락이 될 것이다.
리더십 분야에서 유명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The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 에서 7가지 습관 중에서 다섯 번째 습관이 바로 ‘경청한 다음에 이해시켜라’(Seek first to understand, Then to be understood. )’이다.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부분으로, 먼저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상대를 이해시키라는 부분으로 정리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서 스티브 코비는 “대부분 사람들은 이해하기 위해 듣지 않는다. 그들은 대답하기 위해서 듣는다. 다른 사람이 말하는 동안, 그들은 자신의 대답을 준비한다.” 라고 지적했다. 그만큼 경청이 회의를 포함한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쉽지 않다는 말이다.
왜 회의는 회의(懷疑)로 끝날까?
논어 위정편을 보면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두고(志于學), 서른 살에 독립하였으며(而立), 마흔 살에는 현혹되지 않게 되었고(不惑), 쉰 살에는 천명을 알게 되었으며(知天命), 예순 살에는 귀가 순해져 말의 본심을 알게 되었다(耳順)’고 수록되어 있다. 하늘의 뜻을 알게 된 다음 경지가 ‘이순’ 말 그대로 귀가 순해졌다. 즉 남의 말귀를 알아들었다는 의미이다. 바로 경청(傾聽)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이의미일 것이다. 제대로 듣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토익 점수가 800점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한다. 필자도 회사에서 2년에 한번씩은 주기적으로 토익 시험을 보았다. 그 중에서 점수가 가장 안 나온 부분이 ‘리스닝(Listening)’부분이었다. ‘Listening carefully’라는 멘트가 나오면 한 단어라도 더 들으려고 집중했던 기억이 난다. 왜 리스닝을 하는가? 지문의 의미를 정확히 듣고 파악해야 맞는 답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면서 또는 직장 생활하면서 상대방의 말을 토익의 리스닝처럼 듣는지 묻고 싶다. 아닐 것이다.
영어는 리스닝하면서 왜 우리나라 말은 히어링(Hearing)할까? 물론 모든 대화를 리스닝할 수는 없다. 그러나 리스닝하지 않는 순간 의미 파악에 문제가 생기고 상대방과의 소통에서 오해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직장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부하직원들의 말에 경청 즉 리스닝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혹시 부하직원들의 의견이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닌지?
회의 컨설팅을 위해서 고객사의 회의 현장에 참석해보면 윗사람 위주로 얘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실무자들은 의견을 내봐야 무시당하거나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발언을 하지 않는 눈치이다. 그러기 때문에 회의 참석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회의(懷疑)를 느낀다고 까지 말한다. 오프라 윈프리 쇼가 성공했던 것도 오프라 윈프리가 출연한 사람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 즉 리스닝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히어링하던 습관을 별안간 바꾸어서 리스닝하기는 쉽지 않다. 먼저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리스닝이 가능하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상대방의 말을 처음부터 끝까지 녹음하듯이 들어 봐야겠다고 마음먹고 들으면 어느새 상대방이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런 후에 메시지를 확인해준다. “ 이렇다는 말씀이시지요? 좋은 의견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