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문화 개선 프로젝트_5편] 왜 다시 Work-Out(Town Meeting)인가?
최근 GE는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고 신생 기업과 같은 민첩성을 갖춤으로써 시장과 소비자에게 신속히 대응하고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혁신적인 업무 방식'으로 패스트웍스(FastWorks)를 추진하고 있다. 이 FastWorks의 근간에는 Work-Out이 위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급변하고 있는 경영 환경과 관련해서인지, Work-Out/Town Meeting에 대한 관심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경영혁신 및 조직문화(회의 문화)를 대변하는 Work-Out에 대해서 다시 한번 정리해 본다.
CAP경영컨설팅 변화관리 연구소 류한수 소장
왜 Work-Out인가?
잭 웰치 GE 전 회장은 관료주의를 혐오한다고 할 정도로 싫어했다. 그는 20여 년의 CEO 생활 동안 GE 안에 존재하는 대기업병과 관료주의 타파가 GE의 혁신에 필요하다는 점을 철저히 인식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Work-Out’이다. 잭 웰치 회장은 비전 공유와 논의만 하고 실행은 못하는 관료주의를 타파 하기 위해 Work-Out제도를 창안해 주도적으로 이를 실시했다.
Work-Out이란 말 그대로 필요 없는 일들을 업무 과정에서 제거하는 것이다.
Work-Out은 자신의 의견을 주저 없이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갖춘 GE 크로톤빌 연수원에서 실시되었다. 임직원과 거의 이해관계가 없는 외부 대학 교수를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로 영입해, 뉴잉글랜드의 전형적인 '타운 미팅(Town Meeting)'방식을 본떠 만든 것이 Work-Out 미팅이다. ‘타운미팅’이란 식민지 시대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행해졌던 회의방식으로, 주민 전체가 한자리에 모여 토론을 한 뒤 투표를 통해 행정 절차 등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을 일컫는다. GE 직원들은 타운 미팅에서 그들의 사업부에서 일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승인, 보고, 회의 등을 함에 있어 마주치게 되는 관료주의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했다.
전형적인 Work-Out 프로그램은 2~3일 정도 계속된다. 리더는 도전 과제를 제시한 뒤 자리를 떠난다. 직원들은 리더가 없는 상태에서 퍼실리테이터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느끼는 문제점을 목록으로 만들어 해결 방안을 토론한다. 그리고 리더가 돌아왔을 때 그에게 새롭게 제안할 내용을 준비한다. 색다른 점은 리더(스폰서)는 이 제안에 대해 그 자리에서 대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는 직원이 제안한 내용 중에서 최소한 75%이상에 대해서 즉각, 수락(Yes), 기각(No), 또는 유보(For the study)라는 의사결정을 내린다. 그 자리에서 결정할 수 없는 것은 서로 합의해 결정기한을 두었고, 누구도 거기서 제안된 내용을 무시할 수 없다. 즉석에서 직원이 제안한 사항이 처리된다는 점에서 관료제에 대한 진정한 도전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주어진 틀에 박힌 역할에서 벗어났고, 모든 장소에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Work-Out 프로그램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 즉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그 일에 대해 가장 잘 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이러한 성과는 자유로운 의사표시에서 시작되었다. Work-Out을 통해 모두가 중요한 일을 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문화, 모든 사람의 아이디어가 존중되는 문화, 리더가 통제하기 보다는 주도하는 문화로 피어나게 되었다. 리더는 단순히 설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뛰며, 코치하고, 그 결과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성공적인 Work-Out프로그램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성공적인 Work-Out 프로세스
Work-Out 계획(Planning)단계: 사전 미팅(Pre-Meeting) Work-Out 프로그램의 첫 단추는 일반적으로 ‘사전 미팅(Pre-Meeting)’이라 부르는 Work-Out 계획 단계로 시작한다. 사전 미팅은 Work-Out 프로그램을 디자인하는 단계로, 어떤 아젠다를 가지고 누가 참석하며 어떻게 진행해서 목적을 달성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Work-Out 프로그램 도입이 결정되면 가장 먼저 역할을 점검한다. 혁신 또는 인사(HR) 부서를 중심으로 사무국을 개설하고 각각의 역할을 선정한다.
- 리더 또는 경영진(스폰서): 아젠다에 대한 결정 및 해결안의 실행 여부에 대한 의사결정, 실행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을
책임진다. - 사무국: Work-Out 프로그램 전체를 기획, 운영, 평가하고 관련 자원을 지원한다. - 퍼실리테이터: 프로그램을 디자인하고 타운 미팅 운영을 책임지며 원활하게 목표가 달성될 수 있도록 프로세스와 스킬 측면에서 지원한다. - 팀 멤버 팀 리더: 아젠다에 대한 사전 학습 및 숙지, 타운 미팅에서 문제 정의, 해결안 도출 및 실행 계획을 제안하고, 실행까지를 책임진다.
리더(스폰서)와 퍼실리테이터, 사무국을 중심으로 경영과제 중에서 해결해야 할 이슈를 선정한다. 이 이슈를 가지고 실제 타운 미팅에서 논의 가능한 수준의 아젠다로 구체화해 확정하는 사전 미팅을 갖는다. 확정된 아젠다를 해결하고 실행할 수 있는 팀을 구성한다. 사전 미팅 단계에서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하는 부분은 Work-Out을 주도할 수 있는 핵심 인력 구성이다.
팀 멤버는 조직에서 아젠다와 관련해 경험과 지식측면에서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 구성한다. 퍼실리테이터는 Work-Out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므로 선정에 신중해야 한다. 퍼실리테이터는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맡기거나, 조직 내 오피니언 리더의 역할을 담당하는 구성원을 중심으로 선정하되, 반드시 퍼실리테이터 양성 교육 등을 통해 역량이 확보된 과장급 이상이 바람직하다. 팀 멤버가 선정이 되고, 퍼실리테이터가 확보되면 1~2회 정도 사전 준비 미팅을 해 아젠다와 관련된 자료 와 정보를 수집하고, 아젠다에 대해 사전 학습을 한다.
사무국에서는 타운미팅 실시 장소, 회의장 배치(lay-out), 기자재, 필요 물품(플립차트, 포스트잇 등), 참가자 안내 공문 등 준비한다.
Work-Out 운영 단계 : 타운 미팅(Town Meeting) Work-Out 프로그램에 대한 전체적인 디자인이 끝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과제 해결을 위한 타운 미팅에 들어가게 된다. 타운 미팅은 7단계로 나눠서 진행된다. · 1단계: 도입 및 오리엔테이션 (스폰서 코멘트) · 2단계: 팀 스타트(Team Start-up) · 3단계: 문제점 확인 · 4단계: 원인 분석 · 5단계: 해결안 도출 · 6단계: 실행 계획(Action Plan) 수립 · 7단계: 실행 계획 발표 및 의사결정
타운 미팅에서도 역시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타운 미팅에서 논의된 내용의 질에 따라 과제의 성공 여부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퍼실리테이터는 타운 미팅의 각 세부 단계에서 팀원이 토의를 효과적으로 진행하도록 적절하게 문제해결 방법이나 의사결정 도구를 활용한다. 예를 들어 문제점 확인단계에서는 ‘브레인스토밍’과 ‘명목집단기법(Nominal Group Technique)’을 활용하고, 원인분석 단계에서는 대표적으로 ‘특성요인도 분석(Fishbone Diagram)’ 등을 지원한다. 해결안 도출과 선정단계에서는 ‘성과 매트릭스(Pay-Off Matrix)’ 등을 제공해 팀원의 논의가 아젠다를 벗어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지도하면서 타운 미팅을 이끌어 간다. 역량 있는 퍼실리테이터의 성공적인 타운미팅 운영이 Work-Out의 성공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타운 미팅은 일반적으로 1박2일 (간혹 2박3일 )동안 이루어지게 되는데, 장소는 숙식이 가능한 교외의 연수원이나 펜션 등을 선택하면 좋다.
타운 미팅의 마지막 날에는 논의 결과(해결 아이디어)에 대해 실시 여부를 결정하는 ‘의사결정 미팅 (Town Hall Meeting)’을 실시한다. 아젠다를 책임진 리더(스폰서)가 참석한 가운데, 각 팀의 발표자는 과제 수행의 내용과 지원 사항, 수행 스케줄이 명기된 실행 계획을 발표한다. 스폰서는 그 자리에서 실시 여부(Yes, No)를 결정하고 보류된 결정(유보)에 대해서는 일주일 이내에 채택이나 기각 여부를 해당 팀에게 통보한다.
과제 실행 단계: 사후관리 미팅(Follow-up/Post-Meeting) 타운 미팅에서 채택된 해결 아이디어는 90일 정도의 실행 기간을 가지게 된다. 이 단계를 일반적으로 ‘사후관리 미팅(Follow-up Meeting)’이라고 한다. 해당 실행 팀이 일주일이나 한 달에 1회 정도 모여 각각 맡은 역할에 대해 진척 사항을 체크하고, 지원 사항과 과제 수행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논의하면서 과제를 완성한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자칫 수행 기간 중 느슨해지기 쉬운 실행팀의 분위기를 수시로 지원하고 실행 팀 간의 문제 해결 방법을 상호 벤치마킹 할 수 있도록 정보 교류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또한 사내 인트라넷이나 과제 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과제 진척도를 관리하는 것도 과제 수행의 속도와 수준을 올려 준다. 과제 수행 기간이 끝나면 성과 공유 대회를 개최해 과제 수행 내용에 대해 평가하고, 좋은 결과는 포상 으로 격려한다. 물론 성과에 따라 인사상 포상이 가능하다면, Work-Out의 동기 부여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와 같은 프로세스를 통해서 Work-Out이 조직을 신바람 나게 하는 비결에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기본 전제가 깔려있다. - 상사보다는 실무자가 그 일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 실무자로 하여금 자신의 지식을 상사에게 직접 전달하게 하기 위해 실무자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한다 - 권한을 부여 받은 사원들은 자기 임무에 더 많은 책임감을 갖는다.
GE에서는 Work-Out의 성공으로 3가지 중요한 이득을 얻었다.. 1. 생산성이 높아졌다.(Productivity was higher.) 2. 불필요한 업무가 없어졌다. (Needless tasks were jettisoned.) 3. 직원들은 불필요한 업무가 사라지자 해방감과 만족감을 느꼈다(Workers felt liberated and satisfied at having those tasks done away with.)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리더의 통찰력뿐만 아니라 현장의 문제와 해결방안을 잘 알고 있는 내부 구성원의 협력과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 자원의 많은 부분을 기존 리더나 전문 집단이 아닌 내부의 다양한 집단에서 획득하는 추세이다. (예: GE의 워크아웃 미팅, 듀폰의 OE: Organizational Effectiveness 등). 이를 통해서 조직 성과 향상과 조직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잘 활용하는 조직과 그렇지 못한 조직의 흥망이 교차하고 있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