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우리나라 글로벌 기업인 H사의 해외 외국인 임원들 대상으로 2일간의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이 번이 세 번째 진행을 한 것인데 참가자들의 반응이 아주 좋아서 진행과정을 소개합니다.
(제가 키가 제일 작네요. 앞으로 키가 더 커질 일도 없을테고 ㅠㅠ ) 이틀간의 워크숍은 외국 임원들이 회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경영진에게 아이디어를 제안하기 위한 것으로 모든 진행은 영어로 하였고, 제안 내용은 경영진에게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미니 액션러닝의 형태였습니다. 제가 사용한 기법은 자기주도형(Self-organizing) 열린 토론방법인 오픈 스페이스 테크놀러지 Open Space Technology (OST)입니다. OST는 북미의 조직전문가인 해리슨 오웬이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이 커피 브레이크 시간에 더 활기차게 대화를 하는 것을 보고 영감을 얻어 틀과 격식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형식으로 훌륭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회의 방법으로 창안된 독창적 회의진행 또는 토론 방법입니다. 1985년 해리슨 오웬(Harrison Owen)이 85명의 조직 개발 분야의 전문가들과 이 회의 기법을 실험한 이후 이 기법은 발전하여 현재 많은 OST 추종자와 퍼실리테이터들에 의해 전세계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 기법을 단기간인 1~2일간의 워크숍을 통해 액션러닝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법으로 팀장급 이상의 교육에 활용을 해서 효과를 많이 보았는데, LG에서도 팀장급 이상의 교육에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OST의 장점이라면- 참가자 누구나 회의 주제를 제안할 수 있으며 - 참가자는 누구나 원하는 주제 회의에 참여할 수 있고- 회의내용은 모두 보고서로 기록되고- 수렴과정(보고서 읽기 및 투표)을 거쳐 액션플랜 도출이 가능하고 -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으며 - 동시에 5명부터 수백명까지 참여가 가능합니다.
다음과 같은 조건에서 활용하기가 좋습니다. - 의사결정을 위해 모든 이해당사자들의 참여가 필요할 경우 - 상황이 복잡하거나 다양성의 많은 경우- 신속한 결정이 필요한 상황 - 의견대립으로 인해 변화가 지연되는 상황- 이슈와 관련하여 결정된 사항이 없을 때 등입니다. OST의 구체적인 소개와 진행방법은 정재영팀장께서 정리를 잘해서 발표하신 첨부 자료를 참조하시고, 더 많은 사례는 한국에 OST를 전파하는 박영도소장님의 싸이트를 참조하십시요. http://openspace.kr/ 또 OST와 관련한 책자인 '셀프 오거나이징'도 있습니다.
(진행방법) • 주제선정 : 모임의 주제나 질문을 선정한다. 되도록 토론을 긍정적으로 이끌 포괄적인 주제를 설정한다.
• 참석자초대 : 이해당사자 또는 참여를 원하는 모든 사람을 초대한다. 초청장에 모임의 전체 주제, 날짜, 장소, 시간을 포함시킨다.
• 장소배열 : 모임 공간에 의자를 하나의 원 또는 여러 개의 동심원 형태로 배열하고 중앙에 공간을 비워 둔다. 원의 중심에는 종이와 펜을 놓는다.
• 진행준비(1) : 의제를 붙일 빈 벽을 정해서 'Market Place'라고 표시하고 소그룹 토의 장소와 시간대를 표시한다. 근처에 포스티잇이나 플립차트, 테이프, 싸인펜 등을 비치한다.
• 진행준비(2) : 한쪽 벽에 'Breaking News' 라고 표시하고 주변에 컴퓨터와 프린터를 배치한다.
• 모임시작 Opening Circle: 퍼실리테이터가 주제를 설명하고, 오픈스페이스의 원칙, 소그룹이 모여 토론하고 그 내용을 기록하는 절차, 보고서 비치 장소, 등을 설명한다.
• 장터열기 Bulletin Board : 퍼실리테이터는 전체 주제와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내용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가운데로 나와서 종이에 자신의 제안하는 내용을 설명하고 제목을 써서 'Bulletin Board' 또는 'Market Place' 벽에 붙인다. 한 주제 당 한 장이며 시간이 충분할 경우 두 개 이상의 주제(상품)을 내놓아도 좋다.
• 주제선택 : 주제(상품)이 모두 제시되었으면 진행자는 참가자들이 'Market Place'에 가서 자신이 참여하고 싶은 주제를 선택하게 한다. 한 개 이상의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해당 주제들 모임 사이를 오가며 참석할 수도 있다.
• 토론진행 Breakout Session : 주제를 제시한 사람은 그 주제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며, 반드시 회의 보고서(내용정리)를 출력해서 'Breaking News' 벽에 붙이도록 한다. 퍼실리테이터는 전체 토론의 진행을 지원한다.
• 내용공유 : 매 회(round) 토론이 종료되면 각각 소그룹 진행자가 토론된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서 전체 그룹에 공유한다.
• 수렴과정 Convergence : 토론이 모두 종료되면 참가자들에게 'Breaking News'에 비치된 모든 보고서를 읽고 다중 투표를 통해 좋은 아이디어나 제안을 선정하게 한다.
• 실행계획 Action Plan : 이렇게 선정된 아이디어와 토의 내용을 바탕으로 각각 팀을 짜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한다.
• 공간닫기 Closing Circle : 토의가 종료되면 다시 처음과 같은 원형대형으로 모여 각자 느낀 것과 배운 것 등을 서로 나눈다. 오픈 스페이스가 1일 이상 진행되면 매일 토론이 종료된 후에 이 과정을 거친다.
• 후속작업 : 오픈스페이스의 모든 보고서와 의사록, 사진 및 동영상, 참석자 연락 정보를 참가자들에게 보낸다. 이 번 H사의 워크숍 참가자는 모두 8개 국가에서 온 9명이었고, 주제를 발제하도록 하니까 20분만에 49가지를 제시하였습니다. 역시 외국인 임원들이 브레인스토밍에 익숙해서 참여를 쉽게 하더군요.
제가 진행한 절차는 인원이 9명 뿐이었기 때문에 2개 그룹으로 나누어 3 차례 토의를 진행하도록 해서 모두 6개의 주제를 토의하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제시된 49개 주제들 가운데 유사한 내용은 묶고, 다중 투표를 통해 6개의 주제를 선정했습니다.
3회에 걸쳐 토의가 모두 종료된 이후에는 다시 이 중에서 3가지 주제만 선정해서 정식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하도록 하고, 선정되지 않은 3개 주제에 관해서도 주제와 핵심 제안 내용만을 아주 간략하게 요약 발표를 하도록 해서 참석자들이 다룬 6개 주제 모두가 소개는 되도록 했습니다.
OST를 진행할 때 하나의 주제 토의시간은 90분 정도 배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본 워크숍에서 진행된 것을 참조해서 리더십 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추천합니다.
(1일)
09:00 OST 원칙 소개, Ice Breaking, Ground Rules
10:00 발제 및 Market Place 오픈
10:30 1차 토론과 요약 발표
13:30 2차 토론과 요약 발표
15:30 3차 토론과 요약 발표
17:30 저녁뉴스 및 성찰
(2일)
08:30 아침뉴스09:00 Convergence
10:00 실행계획과 프리젠테이션 준비
13:00 리허설 및 피드백
14:30 프리젠테이션 수정
16:00 경영진 대상 발표회
17:30 전체 성찰 및 종료
이 번 워크숍의 결과는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발표에 참석한 경영진도 여러가지 질문을 해서 관심을 많이 보였고 발표내용에도 만족을 했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외국인 참가자들이 다양한 회의를 경험한 임원들인데 이 번 프로세스가 최고로 좋았다면서 내게 포옹도 하면서 자기 조직에서 활용을 하겠다고 해서 퍼실리테이터로서 기여한 것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앉으면 그래도 키가 비슷해 보이네요 ^^)
여러분은 어떤 경우에 오프 스페이스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보고 싶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