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학'이 있습니다. 실패를 집중 연구해서 실패로 부터 배운다는 성공의 역발상입니다. 또 기업이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실패의 조짐을 미리 발견하고 더 큰 실패로 발전하기 전에 처방을 하면 지속성장을 할 수가 있습니다.
대형사고나 기업의 부정행위 뒤에는 실패를 감추는 문화가 있지만, 잘되는 조직은 실패에서 배우고 활용할 줄 아는 문화가 있습니다. 그래서 실패는 감추면 커지고, 배우고 활용하면 창조의 씨앗이 됩니다.
실패학에 관해서는 우리나라에 번역된 유명한 책자 몇 권이 있고 저술된 책들도 있습니다. 몇 가지를 요약해서 검토해 보겠습니다. 먼저 제가 좋아하는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라는 책입니다.
짐 콜린스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자리에 있을 때, 지구상 최강국일 때, 업계 최고의 기업이 되었을 때,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었을 때, 바로 그 힘과 성공 때문에 자신이 이미 쇠퇴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합니다. 어떻게 하면 그 사실, 즉 '몰락의 징조'를 알아차릴 수 있을까요?"
짐 콜린스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같은 거대 금융회사들이몰락하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즉 위대한 기업이라 믿었던 회사들이 도산하고 합병되는 현상을 목도하면서 기업의 역사를 철저히 연구하고 정밀한 분석을 통해 ‘기업 몰락의 5단계’를 도출했습니다.
기업 몰락의 1단계는 성공으로부터의 '자만심'입니다. 성공을 당연한 것으로 간주해 거만해지고, 진정한 성공의 근본 요인을잊고 자신을 과대평가하기 시작합니다. 기업은 학습 의욕을 상실하고 회사의 리더십이 탁월해서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2단계에서는 원칙 없이 더 많은 욕심을 부리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기업이 안주하고 변화를 거부하고 지나친 욕심을 보입니다. 핵심 요직에 비적임자가 배치되고 현금 흐름이 취약해 집니다. 이 단계에서는 관료주의적 시스템이 부각됩니다.
3단계는 위험과 위기 가능성을 부정하는 단계입니다. 회사의 어려움도 일시적이라고 치부하면서 부정적 데이터는 축소하고 긍정적 데이터는 부풀립니다. 경영진은 부정적인 데이터는 외부 요인 때문으로 돌립니다.
4단계는 구원을 찾아 헤매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기업의 가파른 하락세가 뚜렷이 보이며 외부에서 구원투수를 찾습니다. 등단한 구원투수들은 비전과 카리스마가 있고 과감하지만 입증되지 않은 전략, 급격한 전환 같은 극약 처방을 내리고, 이러한 처방은 초기엔 긍정적인 결과를 내는 듯 보이지만 지속되지 못합니다. 조직에서는 혼란과 냉소가 번지고, 이겨내고 앞서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습니다. 직원들은 회사를 불신하고 비전과 핵심가치는 미사여구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5단계는 유명무실해지거나 생명이 끝나는 단계입니다. 희망을 잃고 조직이 심하게 위축되거나 완전히 몰락하기도 합니다.
콜린스는 그러나 몰락의 단계에 들어섰다고 해서 반드시 멸망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이 책에는 4단계까지 깊숙이 침몰했다가 회복에 성공한 기업으로 IBM, 뉴코, 노드스트롬의 사례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기업의 리더들은 이 몰락의 5단계 패턴을 자신의 조직에 적용해보고현재 위치를 파악하면 쇠락의 전조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그 조짐을 감지하면 비록 기업이 몰락단계에 접어 들었다 해도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몰락은 감지할 수 있고, 몰락은 피할 수 있으며, 몰락은 되돌릴 수 있다”
여러분의 조직은 혹시 이러한 조짐을 보이고 있지는 않는가요? 특히 성공에 도취되어 지나친 '자만심'을 갖고 있지는 않은가요?